[앵커]
학교 앞 등하굣길에서 흡연하는 어른들 때문에 어린 학생들이 여전히 고통 받고 있습니다.
금연구역으로 지정해도 소용이 없는데요,
다시 간다, 김태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16년 취재 당시 학교 앞을 가득 메운 어른들의 담배 연기.
금연구역을 무시하고 담배를 피우는 어른들 탓에 학생들은 고통받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달라졌을까 다시 가봤습니다.
서울 덕수초등학교 앞, 3년 전부터 인근 보행로 전체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됐습니다.
이곳에서 담배를 피우면 과태료 10만 원이 부과됩니다.
[현장음]
"선생님, 신분증 제시해 주세요."
그런데 안쪽 골목길에선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웁니다.
하굣길 초등학생들은 담배 연기를 피해 뛰어 갑니다.
[학부모]
"맨날 얘기를 했어요. 표시를 해놨는데 왜 담배를 계속 피우고 있느냐고. 그래서 불편하지만 하여튼 이렇게 주로 돌아서 다니고…"
지금 제가 서 있는 이곳은 구청에서 흡연 단속을 하고 있는 금연거리인데요. 하지만 바로 옆 빌딩 사이 골목길은 사유지라서 단속이 어렵습니다.
현행법상 학교 출입문으로부터 반경 50미터 내에선 흡연이 금지돼 있고 공유지는 금연 구역 지정도 가능하지만 사유지는 대상에서 제외돼 있습니다.
[흡연자]
"건물에서도 얘기는 하는데 사람들이 워낙 많으니까 그때만 피하는 거지. 이제 갈 데가 없으니까…"
이 학교 정문 바로 앞엔 지난해 7월 흡연부스가 생겼습니다.
학교 출입문 반경 50미터는 금연구역이지만, 밀폐형 흡연 장소는 설치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사유지여서 제재를 받지 않습니다.
[황민지 / 국립국악고 3학년]
"학교 앞인데도 이렇게 당당하게 흡연실이 자리잡고 있어서 '이게 맞나?' 싶을 때가 좀 많았습니다."
아침 등교 시간, 구청 직원들이 흡연부스 출입구를 입간판으로 막고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합니다.
하지만 오후 하교 시간에는 따로 막지 않습니다.
[안지원 / 초등학교 6학년]
"흡연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냄새가 너무 심하게 나길래 지하도로 틀어서 간 적이 있어요. 학교가 끝날 때도 좀 막아 주셨으면 좋겠어요."
초등학교 통학로에 있는 공공 흡연부스 담배연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민원이 잇따르자 등굣길에만 부스안 흡연을 막는 겁니다.
[구청 관계자]
"학교마다 하교 시간이 다 다르잖아요. 하교 시간대는 그렇게 하는 건 없지만…"
구청은 통학로에 설치된 흡연부스를 이전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시 간다 김태우입니다.
김태우 기자 burnkim@ichannela.com